다정한 세상은 마포다정한재단의 뉴스레터 이름입니다. 마포다정한재단은 우리 삶을 다정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모여 마포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 가며 다정한 세상을 만든다고 믿으며 그 세상에서 당신과 함께 살겠습니다.
'세상을 구할 다정함'이 있는 풍경은다정한 시선, 변화의 해법을 찾아내는 사람들 이야기는다정한 사람, 재단의 재원이 모이고 나눠지는 이야기는 다정한 재원에 담습니다. 다정한 세상은 매월 첫 주 받아볼 수 있습니다.
2023. 4. 다정한 세상 vol.7.
모이면 커지는 멸치처럼
서울풀뿌리시민사회네트워크 창립
3월이 끝나갈 무렵 서울풀뿌리시민사회네트워크(이하 서풀넷)가 창립되었습니다. 서울시마을법인협의회와 서울마을활동가연대, 서울시민사회네트워크, 사단법인 마을이 함께 새로운 조직을 구성한 것입니다. 3월 현재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15개 자치구 단체와 광역단체 2곳이 회원이며 4월이 지나고 자치구별 의견수렴을 거쳐 네트워크와 함께하는 시민사회 단체들이 늘어날 예정입니다.
서풀넷은 작년 한해 동안 앞뒤없이 시민사회 솎아내기에 골몰한 정치권력의 광범위한 공세에 대응하며 2022년 초부터 꾸준히 진행되어 온 집담회의 결과물로 만들어졌습니다. 서풀넷은 자치구 활동을 중심으로 서울시 광역차원의 시민활동을 지속하고 시민이 중심이 되는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는 플랫폼이자 정책 생산지가 될 것입니다. 활동가들의 역량을 키우는 교육과 작은 시도들이 계속될 것이구요, 서울시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며 협력의 방법을 찾아가는 서풀넷이 될 것입니다.
다정한재단은 개별단체 자격으로 회원이 되었으며 각 자치구별 역할나눔에 따라 창립총회 자리에서 '재정감사' 역할을 맡게 되었어요. 마포 이슈와 지역활동을 다른 자치구와 공유하고 연결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찾아내는 활동을 벌일 예정입니다. 혼자 있으면 작지만 모이면 고래와도 맞먹을 수 있는 멸치처럼 서풀넷 연대의 힘을 함께 만들어가요~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이었어요
2021년 다정한동행기금 지원 받은 회원 편지
2021년 코로나19 기세가 등등하던 때였고 너도 나도 가릴 것 없이 어려울 때였습니다. 특히나 지역활동이 급격하게 위축된 시기가 길어지면서 활동가들의 상황은 힘겹기만 했지요. 다정한재단에서는 그 시기 고비를 함께 넘자는 마음으로, 이제 활동가로서 자리 잡아가는 청년활동가들이 이 고비에 활동을 포기하지 않도록 함께 응원할 방법을 찾았고 다정한동행기금을 일시적으로 조성해 청년활동가 10명에게 최소한의 생활안전망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그로부터 3년이 되어가니 구체적으로 조합원 혜택을 받은 분들이 생겨났네요. 기쁜 소식을 재단에 편지로 전해준 마포희망나눔의 김소리활동가님 고맙습니다.^^
2월에 다정한기금이 선정되고 첫번째로 버블버블텍이 열렸어요. 햇볕 좋고 밖으로 밖으로 가고 싶어지는 봄이지만 주말 오후에 성산동의 지하 극장 나루에 모인 사람들은 어두워서 즐겁고 음악소리가 쨍하게 커질수록 신났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어떻게 비춰질 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내 맘대로 춤의 광란이니까요.
버블버블텍에는 얼굴 아는 동네사람도 있고 그냥 춤추고 싶어서 와 본 낯선 사람도 있습니다. 거기에서 발달장애 청년들이 함께 몸을 흔들고 소리를 지르고 뜀뛰기를 합니다. 청년들의 내 맘대로 막춤은 자유로움이고 장애 비장애의 가름판이 의미 없어지는 시간을 만들어줍니다.
잠시 쉬는 시간엔 청년들끼리 이름이며 나이며 사는 곳을 묻네요. 이렇게 인사 나누는 것부터가 함께 사는 세상의 시작이겠지요. 참가자들이 곡을 신청하면 바로 틀어주었는데요, 5월에 또 한다니 미리 신청곡을 뽑아두어야겠습니다!!
재단의 회원인 사단법인노을공원시민모임에서 2월에 있었던 다정한파티와 총회에 오신 분들에게 집씨통 20개를 무료로 나눠주셨어요. 최소 세달은 고이고이 돌봐야 하니 어느정도 책임감이 필요한 일이었어요. 노을공원으로 다시 보내줘야 하니 귀찮은 일이기도 했구요. 그래도 두세개씩 가져가서 키워보겠노라 하신 분들 덕에 집씨통은 다 나눔이 되었답니다.
집씨통은 '집에서 100일 동안 숲이 될 나무 씨앗을 키우는 통'입니다. 노을공원시민모임 활동가님들이 우리나라 전국을 다니며 모은 토종 도토리의 싹을 틔우는 것이예요. 싹을 틔워 작은 순이 올라오면 노을공원시민모임 활동가님들이 노을공원 한켠에서 묘목으로 키우고 묘목을 노을공원 이곳저곳에 심게 되는 것이랍니다. 노을공원이 쓰레기산이 아니라 우리가 가꾸는 숲이 되는 첫 단계가 이 집씨통에서 싹을 틔우는 것이었네요.
도토리의 두꺼운 껍질이 부드러워지고 새 순을 밀어올릴 때까지 얼지 않도록, 흙이 마르지 않도록, 도토리가 썩지않도록 들여다보고 돌봐야하니 사뭇 정성이 필요한 일이었어요. 한 달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어서 토토로를 불러 기도를 해야하나 싶을 때쯤 정말 작은 싹이 흙을 뚫고 나오더라고요. 이제 조금만 더 키워서 노을공원에 다시 보냅니다. 이 작은 녀석이 언젠가는 대단한 위용을 자랑하는 참나무가 될테지요.
2023년을 맞은 재단도 집씨통 싹 틔우는 자세로 물 주고 바람 쐬어주듯이 여러가지 노력 중입니다. 기획위원회에서는 기부자와 회원들이 즐거운 모임을 할 시간을 만들 궁리도 하고 올해 중점적으로 진행될 노동생활공제재원 모금을 위해 재단 외부 단체들과 논의도 되고 있어요. 비쳐지는 모습은 결국 지루해보이는 회의들일 뿐이지만요. 집씨통에서 싹이 보이듯이 회의의 결과물이 구체화될 때 여러분들에게 널리널리 알릴게요.